국내에서 개발된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RDN) 의료기기 임상이 시작됐다. 8가지 약을 복용했지만 혈압이 떨어지지 않던 첫 환자는 수술 후 바로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낮아졌다.
딥큐어는 복강경 RDN 의료기기 '하이퍼큐어'의 첫 임상 환자 대상 수술을 마쳤다고 5일 밝혔다. 하이퍼큐어는 세계 첫 저항성 고혈압 치료를 위한 복강경 RDN 기기다.
이번 수술은 하이퍼큐어를 이용해 진행한 첫 수술이다. 신진호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조정기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진행했다. 앞으로 고혈압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수술을 집도한 조 교수는 "2차 스크리닝 당시 8가지 항고혈압제를 사용해도 혈압이 175/128mmHg로 높았던
환자가 수술 당일 이후 120/70mmHg로 조절됐다"며 "부작용도 없어 앞으로 복강경 방식의 RDN 기술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했다.
하이퍼큐어는 고주파 전극이 달린 기기를 활용해 복강경 방식으로 신장 동맥 주변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고혈압 치료기기다. 환자의 혈관 내피 손상 없이 완벽하게 신장신경을 차단해 약이 잘 듣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
저항성 고혈압이란 3가지 넘는 항고혈압제를 복용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질환이다. 고혈압 환자의 10%가 저항성 고혈압이다. 메드트로닉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은 동맥 안에 카테터를 넣어 동맥 밖에 있는 신경을 차단하는 RDN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카테터 방식은 혈관 내부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혈관 내막 손상위험, 불완전한 신경차단 등의 한계가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딥큐어 과학자문위원회(SAB)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칸자리(David E. Kandzari) 미국 피에몬트심장연구소 최고과학책임자는
"이번 수술 결과가 매우 놀랍다"며
"미국에서도 하루 빨리 임상시험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딥큐어는 국내 주요 대학병원과 하이퍼큐어의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첫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방식의 RDN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 국내 임상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글로벌 임상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 세계 최초의 복강경
방식 RDN 기기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원문: 한국경제)